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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생이 온다 (2019)

책 리뷰는 잘 하지 않는데 이 책은 읽는 내내 인상깊은 느낌을 많이 받아서 리뷰를 남겨봅니다.

  • 책의 예상 독자는 '90년대생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로 보이지만 90년대생 입장에서 읽어봐도 꽤 재미있습니다. 공감이 많이 됩니다. 실제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은 욕구가 이 책을 집어들게 된 동기이기도 합니다.
  • 90년대생 입장에서 틀린 내용이 거의 없습니다. 저자가 심도있게 90년대생의 사회문화를 분석하고 서술해 나갔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분석의 디테일함도 인상깊었지만, 저자가 이 정도의 수준으로 분석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부분에서 좀 놀랐습니다.
  • 책에서 다루는 내용들이 90년대생이 아닌 독자들이 이해하기 힘든(또는 공감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꽤 많습니다. 이런 내용들을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섬세하게 설명을 해 주는 느낌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문화충격을 많이 받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내용 자체가 무서울 정도로 솔직하거든요.
  • 작년 말에 출간된 책이라 그런지 내용이 굉장히 새거인 느낌입니다. 해외직구의 태동부터, 한국맥도날드의 2016년 이후 이미지 추락, 심지어는 <호갱노노>와 <화해>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말로 설명하기 힘들었던 스타벅스가 가지고 있는 타 커피 프랜차이즈와 비교했을 때의 우위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설명해 줍니다. 책 말미에 저자가 2014년에 처음 뼈대를 완성한 후 작년에 내용을 다 갈아엎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또한 단순히 최신의 사례들 뿐만 아니라 옛날의 사례들도 꽤 등장하여 내용을 뒷받침해 줍니다.
  • 마시멜로 실험을 비판합니다.
  • 90년대생을 분석하는 내용을 들어내고 보더라도 내용이 정말 알찹니다. 책의 내용이 다른 세대의 그것을 설명하고 제목이 <80년생이 온다> 또는 <00년생이 온다>로 바뀐다 할지라도 이 책은 좋은 평가를 받았을 것 같습니다. 조직문화에 대한 내용도 있고, 시장조사에 대한 내용도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최신의 사례'들이 이 내용들을 뒷받침해주는 구조라 시너지가 나는 느낌입니다.
  • 언어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도 글을 쉽게 잘 써 놓아서 술술 읽힙니다.

이 책을 추천합니다. 90년대생을 이해하고자 하는 다른 세대에게는 말할 필요도 없고, 그렇지 않은 위치에 있다 하더라도 추천합니다. 90년대생에 대한 내용 이외에도 HR, 사용자 경험, 마케팅에 대한 전반적인 좋은 내용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책에서 다루는 사례들이 언젠가는 '낡은' 사례들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합니다. 단적으로 책에서 샤오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최근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책에서 나오는 회사의 이미지가 살짝 달라진 점이 보였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 책은 올해가 가기 전에 읽어보는게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

90년대생인 저도 언젠가 더 뒷 세대를 이해해야하는 시점이 올 것입니다. 그 때에도 이렇게 좋은 책이 출간되어 저희 세대에게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