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칸 M200
최근에 만년필을 추천받아 써보게 되었다. 만년필은 다른 필기도구와는 크게 두 가지가 달랐는데, 첫 번째는 손에 훨씬 부담이 덜 간다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종이에 따라 필기감과 글씨 결과에 많은 차이가 난다는 것이었다. 둘 다 만년필의 특징이자 만년필을 쓰는 사람들이 다른 필기도구로 돌아가지 못 한다는 이유라고 한다.
사실 나는 손으로 필기하는 것을 그다지 선호하지는 않았던 사람이었다. 직업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손으로 쓴 것은 나중에 찾아보기 까다로운 문제, 손의 속도가 생각의 속도보다 느려 생긴 답답함이 다른 이유들이다. 만년필을 쓰기 시작하면서 손필기를 업무를 포함한 생활 속에 스며들게 하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쉽고 편하게 적응할 수 있었다. 손필기가 느리다는 단점은 여유를 가지고 생각할 시간을 준다는 장점이 되기도 하였다. 펜과 종이는 키보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왔고, 인간의 본성은 그것을 거스를 수는 없나 보다.
만년필은 원하는 색의 잉크를 넣어 쓸 수 있다는 특징도 있었기에, 앞으로는 잉크와 종이를 더 사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