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비정기 관측회 후기

KUAAA는 동아리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오랫동안 아마추어 천문회였습니다. 2021년 지금은 잘 체감이 되지 않겠지만, 그렇기에 KUAAA의 메인 행사는 관측회입니다. 천체관측에 어느 정도로 관심을 갖느냐와 별개로 동아리에 입부하게 된다면 관측회는 적어도 한 번 이상 참여하게 됩니다(

KUAAA는 동아리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오랫동안 아마추어 천문회였습니다. 2021년 지금은 잘 체감이 되지 않겠지만, 그렇기에 KUAAA의 메인 행사는 관측회입니다. 천체관측에 어느 정도로 관심을 갖느냐와 별개로 동아리에 입부하게 된다면 관측회는 적어도 한 번 이상 참여하게 됩니다(정회원 요건 중 하나로 관측회 참여가 있었습니다). 동아리의 정기관측회는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는 한, 한 달에 한 번 달이 제일 어두울 때의 주말에 정기적으로 개최됩니다. 한 달에 한 번이라는 상당히 잦은 주기로 관측회가 돌아오기 때문에,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욕망이 있고 시간이 맞았다면 대부분 정기관측회에서 이런 욕망을 충족할 수 있었습니다.

2020년 이후로 코로나19라는, 현대 사회에서 발생하지 않았던 팬데믹이 발생하여 사회의 많은 부분에 변화가 있었습니다. 동아리를 운영하는 것도 그런 부분들 중 하나입니다. MT와 비슷하게 같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여 진행하는 관측회의 특성상 전염병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 전까지는 정상적인 진행이 불가능합니다. 또한, 2021년 이후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코로나19 감염병자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어 방역 수칙의 일환으로 '5명 이상 사적인 모임을 금지’하는 조례를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동아리는 기본적으로 사적인 모임이기 때문에, 이로 인해 관측회 진행은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KUAAA에는 정기적으로 개최되었던 관측회뿐만 아니라 "비정기 관측회"라는 행사가 존재합니다. 정기관측회는 1. 많은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한꺼번에 움직여야 하고 2. 숙소가 있어야한다는 특성상 정말 별이 잘 보이는 곳으로 가는 것은 어렵습니다. 비정기 관측회는 4명 정도의 규모로 자동차를 이용하여 움직이고, 보통 무박으로 다녀오기 때문에 이러한 제약사항에서 조금 더 자유롭습니다. 때문에 비정기 관측회를 갔을 때는 보통 정기관측회에서 볼 수 있는 별의 정도보다 2배정도 별이 더 잘 보입니다(이는 개인적 경험입니다). 비정기 관측회를 갈 정도의 어두운 하늘을 찾는 것은 보통 날씨가 좋아야 ‘뽕을 뽑는’ 행위이기 때문에, 비정기 관측회는 날씨 예보가 좋지 않으면 당일에도 취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기하였듯 2021년부터는 5명 이상 모임 금지를 포함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령으로 인해, 4명 정도의 비정기 관측회를 제외한 관측회는 모두 정상적인 진행이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사회적인 상황으로 인해 비정기 관측회 또한 불특정 다수에게 동아리의 이름을 빌려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못 하게 되었습니다. 대신 천체관측을 어느정도 지속하는 선배들을 통해 알음알음 모임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더 많았고, 이번에 다녀오게 된 관측회도 이러한 속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모인 후 원래 목적지인 영월 솔고개로 출발하였습니다. 경기도 수원에서 출발하였고, 차가 많은 시간대가 아니어서 솔고개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해가 적당히 진 직후 도착을 하였는데, 간 곳의 원래 피사체였던 거대한 나무(저는 세계수처럼 보였습니다) 주변에는 밝은 조명이 켜져있었습니다. 어두운 밤에는 인공적인 조명이 정말 잘 보이기 때문에 천체관측과 조명은 상극입니다. 그래서 망원경을 펼칠 수 있을 정도의 정말 어두운 장소에서는 플래시나 핸드폰 화면의 불빛도 최대한 지양해야 합니다. 몇몇 장소의 경우 새벽에 가까워지는 밤에는 조명을 끄기도 합니다. 이 장소의 경우에도 오후 10시 이후 소등을 한다는 자료를 찾아 오후 10시까지 기다려보았지만, 조명들은 완전히 꺼지지 않았습니다.

가볍게 논의를 한 후 “두 번째” 목적지로 출발하였습니다. 두 번째 목적지는 같은 영월의 요선암입니다. 요선암은 작은 절이기도 하지만 "돌개구멍"이라는 바위 조형물이 있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꽤 알려진 장소여서 그런지 도착했을 때 이미 밤하늘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보였습니다. 직전 목적지에서는 사진 촬영이 불가능할 정도로 밝아서 따로 사진을 찍지는 못 하였지만, 여기서는 충분히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아 장비를 펴 사진 촬영을 시작하였습니다.

천체관측과 관련하여 카메라로 밤하늘 사진을 찍는 유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보통은 카메라가 있다면 "점상"과 “일주” 사진을 주로 촬영하게 됩니다. 점상 사진은 밤하늘에 떠있는 별을 주변 풍경과 어울리는 구도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일주 사진은 천체의 일주 운동(지구의 북반구에서 봤을 때 별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천천히 움직입니다)을 이용하여 오랜 시간 여러 장의 사진을 찍은 후 이를 합성하여 마치 별의 궤적처럼 만드는 사진입니다. 보통 카메라로 천체사진 촬영을 하는 사람들은 점상 사진을 여러 구도로 촬영한 후, 일주 사진을 위한 구도를 세팅하고 촬영을 시작하면서 밤하늘을 보며 누워있는 패턴을 보입니다. 이 외에도 망원경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망원경에 카메라를 물려 성단, 성운 등을 촬영하는 딥스카이 촬영을 하기도 합니다.

촬영 준비를 하고 있을때는 몰랐는데 한밤중이 되니깐 조금식 추워짐을 느낍니다. 한여름이 아닐 때 천체관측을 하는 경우 평소에 대비하는 추위의 2~3배를 대비하여 옷을 입고 가곤 합니다. 그럼에도 춥거나 자고 싶을 때는 정기 관측회에서는 숙소, 비정기 관측회에서는 차에 들어가서 잠깐 잠을 자기도 합니다. 그렇게 천천히 흘러가는 한밤중을 보내다가, 만족스러운 촬영을 하였거나, 하늘의 상태가 안 좋아지거나 등의 여러 이유로 관측지에서의 철수를 결심하면 그 때 집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번 관측의 경우 하늘에 안개가 끼기 시작해 예상보다는 조금 일찍 돌아왔습니다.

보통 관측회에 참여하여 별을 많이 보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일단 달빛이 상당히 밝기 때문에 한 달의 절반 정도는 별을 볼 수 없습니다. 그 남은 절반 중에 날씨가 좋으면서 대기오염이 없는 날에 스케줄까지 맞아야 쏟아지는 별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같은 경우에는 오프라인 모임 자체가 힘들기도 합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져 정기관측회가 다시 개최되는 때에, 관측회에 참여하여 쏟아지는 별을 보게 된다면 그 자체로 큰 행운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 이 글을 통해 동행하여 운전을 해주신 강주현 선배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2. 망원경을 펼칠 수 있을 정도의 정말 어두운 장소의 경우 보통 정확한 지명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천체관측에 처음인 사람이 관측지에서 플래시를 켜는 등의 행위를 하면 상당한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딥스카이 촬영의 경우 보통 몇 시간동안 촬영을 하는데, 1초 정도만 망원경에 플래시 빛이 들어가도 몇 시간이 물거품이 됩니다). 상기 두 지명의 경우 그런 정도의 장소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