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회고

2022/12/29 작성

2022/12/29 작성

최근 3년동안은 긴 회고글을 남기지 않았던 것 같은데, 2022년과 2023년의 분기는 평년보다 조금 중요한 분기라고 생각하여 회고글을 남겨보게 되었습니다.

1. 1막의 끝

8년동안 다닌 학교를 졸업했습니다. 학교를 8년동안 다니도록 만든 개발자로서의 경험을 뒤로 하고 새로운 직업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직종은 이미 결정한 상태이고, 새로운 직종의 성장 스토리는 내년부터 블로그나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으로 남겨보려고 합니다. 개발자로서의 경험이 아주 나빠서 그런 결정을 하게 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돈을 벌기 위해 프로그래밍을 직업으로 영위하는 것은 저에게 설렘을 주는 일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사실 오랫동안 잔잔하게 가지고 있었던 고민이긴 하였지만, 근본적인 문제의 원인을 찾지 못 하였기에 과감한 결정을 하지는 못 하였습니다. 학교 문제도 있구요. 1막의 거의 모든 것이 끝나고 끝낼 수 있는 지금이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라는 판단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직업 또한 개발 경험과 간접적으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가진 경험과 지식을 과감히 뒤로 하고 새로운 출발을 해 보려고 합니다. 그동안 개발자로서의 저와 함께했던 많은 인연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2. 차분함

저는 스스로 조급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20대 특히 초, 중반 시절에는 더더욱 그랬습니다. 무언가를 빨리 이루고 싶어했고, 카페에서 시킨 제 커피가 제일 빨리 나왔으면 좋겠고, 제 앞에 있는 굼벵이같은 자동차가 빨리 달려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제가 성인이 된 이후에는 이로 인한 가족간의 트러블도 조금씩 있었습니다. 부모님의 넓은 배려심 덕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지만, 그 당시에는 차분함을 가지라는 의도의 꾸중을 듣곤 했었습니다. 사람의 기질은 쉽게 바뀌는 무언가가 아니라고 생각하여, 조금 차분해지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에 지금까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경험하고 생각했던 몇몇의 것들은 조급함과 일상의 불편함을 살짝 떨어트릴 수 있게 될 마중물이 될 것 같습니다.

첫 번째 것은 운동입니다. 올해는 헬스, 요가, 스쿼시를 정기적으로 하였고, 클라이밍과 서핑도 경험해 봤습니다. 운동에 정말로 재미를 붙인 사람들처럼 몰입해서 꾸준히 하지는 못 하였지만, 운동을 하면서 스스로 차분해진 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운동은 조급하면 더더욱 잘 늘지 않는다고들 하는데, 정말 조급함이 독이 되는 경우를 많이 느꼈습니다. 꾸준히 그리고 천천히 해 나가는 것이 정도였고, 그랬을 때 몰입감과 만족감도 가장 높았습니다.

두 번째로는 탈서울입니다. 탈서울은 ‘1막의 끝’ 과 함께 내년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생활 경험을 되돌아봤을 때 서울의 복잡함은 누구에게는 활력과 희망으로 다가오지만, 제게는 대부분 재촉과 스트레스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서울의 장점이라고 이야기하는 문화생활과 교통수단 또한 제게 별반 필요없는 것들이었고, 제게 서울은 역으로 ‘주말에 놀러가기 좋은 곳’이라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앞으로는 단순히 서울을 벗어남을 넘어 ‘서울 바깥의 조용한 동네에서 살 수 있는 것’ 을 상당히 높은 인생의 우선순위로 두려고 합니다.

새로운 인연을 만난 점은 가장 중요한 세 번째 마중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친구에게는 정말 많은 부분이 고맙고 소중하지만, 차분함과 관련되어서는 심리적 안전감을 서로 주고받았던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같이 경험하고 싶고, 어려운 일이 생겨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받았습니다. 인연을 맺음으로서 스스로 차분해짐과 더불어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배려심과 이해심 또한 기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서로 신뢰하는 안정적인 관계가 되었다는 점에서 큰 축복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3. 성찰

몇 년 전부터 스스로 좋아하거나 그렇지 않은 지점을 많이 발견하려고 노력하곤 했습니다.

아래는 올해 발견한 지점들 중 일부입니다.

  1. 두 가지 이상의 유사하지 않은 일에 애정을 가지고 진행하는 행위는 특히 힘들게 다가옵니다.
    • 애정을 가진다: 스스로 시키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닌 일을 찾거나 만드는 것
    • 유사한 스킬과 책임감을 가지는 일이라면, 동시에 여러 일을 할 수도 있겠다
      • <모든 것이 되는 법> 의 ‘그룹 허그 접근법’
      • 예를 들면, 웹개발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웹개발을 강의하는 일
  2. 초저녁에 지는 초승달보다 새벽에 뜨는 그믐달을 좋아합니다.
    1. 일상 속에서 더 희귀하기 때문입니다.
  3. 도수가 낮은 술을 즐기지 않습니다.
  4. 전기차는 제게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이 다가왔습니다.
  5. 자동차를 사치재의 관점에서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1. 자동차를 제외한 사치재 (시계, 와인, 미술품) 에는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
  6. 무슨 짓을 해도 경쟁적인 게임에는 흥미가 떨어집니다.
    1. 반대로 무언가를 만들어 나가는 게임은 몰입해서 해왔던 것 같습니다.